영남알프스

아내가 괜찮다는 나에게 산을 강요했다. 원래 잘 챙겨주시는 사람이긴 하나, 아내의 눈에는 내가 퍽 고달파 보였다 보다.

축제 마지막 날 개천장 양말마냥 팔리 듯, 영알 무리에 합류하게 되었다.


출발 전날에야 알게 되었지만, 무려 케이블카 다…
가볍게 오래 즐기기를 좋아하는 나이지만, 무리에게는 무리의 법이 있다. 나는 꼼싸리니 조용히 관광모드


케이블카는 금방 고도를 높여, 아래의 계곡을 보니, 장군봉에서 비선대 내려다 보는 기분이다.


영알의 명물이라 하는 백호바위.
“착한 사람 눈에만 보여요”


케이블카는 금새 나를 700미터 위로 올려준다.


산위의 건물.


간월재 방향


조금 걸으니, 말로, 글로, 사진으로만 보던 샘물상회


친절하시다. 수낭에 물을 보충
내 배낭이 가벼워, 물 종류만 10kg 더했다.

게다가 알콜파워까지. 안 하던 짓 풀세트로 함.



평지 같은 길을 걷다보면 이내 사자평이다.
사자평은 인산인해. 알록달록한 텐트가 단풍은 저리가라다.

데크 한쪽 귀퉁이에 텐트를 치려고 하니, 오늘 대회가 있다고 텐트 보다는 아래에 치는 것이 잠자기 좋을 거라 하신다.
냉콤 아래로.

5년만에 꺼낸 허바허바… 심실링이 눈이되어 날린다. 하하하

본격적인 처묵처묵.
집에서 보다 더 묵은 듯.


알딸딸 해질 무렵, 음주야간산행 재약산행 출발.
“정상까지 10분이야~”

술 기운에 심장이 Bounce, Bounce
10분이 길기도 길다.


군데군데, 길을 잃어가며 고도를 높여간다.


사람. 빛. 도시


천황산 방향


신불 간월 방향


정상석.


다시 사자평으로 돌아와서 처묵처묵.
산에서 10년 먹을 거 다 처묵은 듯.


아침이 밝았다. 게으름으로 일출은 못보고, 자는 사람 놔두고 천황산으로 고고





바람이 차다.
좋다.


저어어어멀리
지리산과 가야산이 보인다.



다시 사자평.


정모씨에게 희생된 두번째 의자.
늦은 정리를 마치고 다시 출발.


단풍이 좋다.
억새도 좋다.
좋은 걸 보니, 혼자 온게 못내 아쉽고 미안하다.


낙엽이 떨어져야 가을인가?



내려가 막걸리 하잔을 더 하고, 산행비 결산을 한다.
6만원. 아내가 준 6만원을 지갑에서 꺼낸다.

6만원이면 우리 가족하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못 먹던 고기도 먹고, 아내 옷도 사고, 애들 장난감도 사주겠지.
돈이 없으니, 돈을 쓰게 되면 가족 얼굴이 아른거린다.

산을 찾으면 욕심은 비워지고, 마음은 가득차던 때가 있었다.
6만원은 나에게 어떤 가치일까? 미안함으로 가득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