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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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물대다 보니 해드랜턴을 키지 않고서는 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간이 늦었다.

라디오에서 갑자기 나오던 2분 가량의 의문의 종소리에 친구놈은 얼음땡 상태가 되었지만

달이 밝고 생각보다는 춥지 않아 텐트 치기는 수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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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착한 백패킹을 하기 위해 화기는 집에 두고, 산 아래에서 밥을 먹고 올라왔다.

백패킹으로 꽤 많은 분들이 찾는 산인거 같던데, 오늘은 우리 뿐이다.

이런 거를 좋아하지 않는 친구놈이라 얼래고 달래가며 데리고 왔는데, 막상 오니 궁시렁 댐이 없다.

 

갤럭시탭을 가지고 왔는데… 당연히 영화가 있겠거니 했는데 옛날에 담아 둔

순전히 내 취향의 영화밖에 없다.

 

친구놈은 지루해하며 라디오를 키고, 나는 ‘이렇게 아버지가 된다’ 를 봤다.

나는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며… 9시가 넘어서니 잠이 쏟아진다.

 

산에 오면 나는 일찍 자고, 또 많이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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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다. 간 밤에 무서워서 잠을 설쳤다고 하는 친구놈과 달리

나는 꿀잠을 잤다. 산에 오면 잠이 더 잘 온다.

퍼득퍼득 텐트를 때리는 바람도 자장가 소리가 된다.

 

이른 시간에는 사람이 찾지 않는 산이지만, 가져온 빵을 먹고

빨리 텐트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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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사진을 찍어 마눌님에게 보낸다.

“우왕 보고 싶었던 모습을 보는구낭”

그래, 이 모습을 보려 여기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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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음식도 술도(즐기지도 않음) 없지만 그냥 그대로가 좋다.

 

오는 길 라디오의

그 어떤 이유보다 앞선다는

“그냥 좋다” 는 그 말 그대로.

 

그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