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떠
내 몸에 다리를 얹고 있는 첫째 찬, 더운지 우리 발쪽에서 자고 있는 둘째 한
아내 옆에서 새끈거리며 자고 있는 막내 솔, 그리고 아내 를 둘러보다
방한 텐트 문을 열고 나가는데 방안 공기가 차다.
어젯밤 충전을 꽂아놓은 차를 가지러 가기 위해
대충 옷을 입고 집을 나선다.
20분 정도 걸려 차를 찾아오니 애들이 하나 둘 깨기 시작한다.
방학이지만 학교를 가야하는 첫째
끼야 짜증을 내며 일어나는 둘째
왠일로 배시시 웃으며 일어나는 막내
문듯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지금 보다 경제적 여건은 더 좋아질 수 있겠지만
지금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
힘든 일도, 피하고 싶은 일도 있지만
지금 보다 더 어떻게 행복해지지? 상상이 안 간다.
지은지 30년이 넘어 세속의 잣대로는 낡았지만
적당히 우리를 추위로 부터 막아주는 집
좁은 방에 외풍을 피해 숨어든 텐트, 그것도 난방 텐트가 아니라 캠핑용 이너 텐트
쪼로록 누워서 서로의 몸에 다리나 팔을 지축(경상도 사투리로 표준어로 집적)하며 단잠을 자는 우리 가족
언젠가 우리가 목표로 하는 집을 고쳐 각자의 방을 갖는 그 때가 되면
서로의 온기가 조금씩 그립겠지?
주말에는 애들을 모아서 한방에서 자야겠다.
이런 앞선 생각을 한다.
언젠가는 애들이 우리 품을 떠나겠지만
적당히 누추한 이 행복이 애들 삶에 좋은 기억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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