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도시, 도시 중의 도시
세계 대표 관광도시 목록의 상단을 차지하는 이스탄불에는 여러 수식어가 붙는다.
결혼 전 방학 때 해외여행을 자주 가던 큰누나가 최고로 꼽았던 여행지 터키(현재는 이름을 바꿔 튀르키에)의 대표 도시이자, 나에겐 어릴 적 부터 지금까지 가끔씩 하는 부루마블에 등장하는 세계적인 도시인 이스탄불
환전 및 물가 터키는 리라를 사용, 카드도 됨(현금만 받는 곳도 있음) 유로나 달러로 가져가서 그랜드바자르나 탁심광장 쪽에서 환전 가능하나 트래블로그 카드에 리라로 환전하여 ZIRRAT BANKASI ATM에서 출금하는 걸 추천 (ATM기가 굉장히 많음) 기본 물가는 한국보다 저렴하나 관광지 외식비용은 비슷하고 잡으면 됨. 시차 한국 보다 6시간 늦음 날씨 한국보다 조금 시원함, 5월 일교차가 크니 경량 구스 다운 챙겨가는 걸 추천 낮이 한국보다 길었다. 언어 터키어를 쓰나, 관광지에서는 영어로 의사소통 가능 로컬음식점은 영어 거의 안통함 교통 트램, 지하철, 버스 등 잘되어 있음 교통카드로 모두 이용가능하고 무료환승 같은 거는 없음 일반카드로도 가능하다고는 함 택시나 그랩도 이용가능, 택시는 눈탱이 치는 경우가 많다고 함 |
준비
몇년 간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 이스탄불 여행 자금을 모아왔는데, 2월에 아내랑 얘기 중 급 진행, 이래저래 할인을 받아 108만원에 아시아나 직항 비행기를 예약하였다.
아내 없이 혼자만의 해외여행이지만 회사 일로 준비할 시간이 없어 '무계획이 계획'을 실천했다.
여행이라는게 계획대로 되지도 않는다 생각하여, 크게 가고 싶은 곳만 잡아두고 가는 편이라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일일도보투어, 도보야식투어를 예약하고,
진주에서 인천공항까지 가는 리무진버스를 예약했다.
진주-인천공항 리무진버스 타는 곳 - 진주 가좌동 개양터미널 (개양오거리가 아니라 가호동주민센터 앞) - 인천 T1 1층 11번 출구 : 창원/거제 타는 곳 거제 가는 버스가 진주에 들른다. 안내표지판도 없고, 차량에도 표시가 없으니 기사님께 확인하세요~ |
시간은 빠르게 흘러~ 전날이 되어서야 여행 짐을 챙겼다.
중간 캐리어에 여유있게 옷가지를 챙기고, 백팩에 카메라 및 배터리 류를 챙겼다.
여행일정 2024년 5월 11일 한국 출발 ~ 18일 한국 도착
공항가는 길
고맙게도 아내가 터미널까지 태워준다. 새벽 1시 50분, 어둠을 뚫고 터미널에 한명씩 캐리어를 끌고 모이기 시작했다. 이내 버스가 도착하고 아내랑 짧은 작별 인사를 하고 버스에 올라탔다. 타자마자 꿀잠행.
비몽사몽 간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2013년 신혼여행 때 이후로 처음이다. 짐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 수화물을 먼저 부쳤다. 항공권에 안내된 게이트에서 한참을 기다리는 데 뭔가 이상하다. 출국게이트가 아니라 출국게이트로 들어가는 문번호를 보고 기다리고 있었던 거였다. 한 시간을 남기고 출국게이트로 급히 들어가 면세점은 보는 둥 마는 둥 하고 드디어 이스탄불로 떠나는 게이트 앞에 도달했다.
비행기
매번 저가항공사만 타다가 오랜만에 타는 메이저항공사??(찾아보니 Full Service Carrier 라고 한다함)
기내식 2번, 간식 1번을 제공해준다. 개인용 모니터도 있어서 영화를 3편 정도 보았다.
10시 25분 출발 12시간 정도를 날라가, 현지시각으로 16:10에 도착했다.
첫째날(5월 11일) - 시차적응
이스탄불 공항은 인천공항과 비슷한 규모라고 하던데, 좀 더 한적한 느낌이다.
여권에 이스탄불 도장을 쾅 박고, 드디어 이스탄불에 입성한다.
미리 신청해둔 현지 픽업 담당자를 만나니
"니하오~" 라며 인사를 건낸다.
이 시키가, 이스탄불에 대한 첫인상이 팍!
제대로 설명을 안 해줘서 어리버리 거리다, 어렵싸리 기사님을 만나 홀로 화려한 조명의 차를 타고 첫번째 숙소인 탁심으로 이동한다. 여독과 시차적응을 위해 오늘은 따로 나가지를 않고 숙소에서 꿀잠행.
둘째날(5월 12일) - 일일투어
여행을 가면 되도록이면 새벽에 달리기를 하려고 노력을 한다.
캠핑카를 가진 클럽 형님이 어디를 가면 아침에 항상 10키로 정도를 뛰고 온다고 했었는데 (달리기 시작한 계기)
작년 10월에 다낭에서 새벽 달리기를 하니 만족감, 심리적 고무감이 엄청 났다.
"대단히 부지런한 사람이 된 듯한 착각"
이스탄불은 대체로 안전하긴 하나, 탁심광장은 2년 전에 테러가 있었던 곳이기도 하고
최근에 늘어난 난민, 그리고 비공식(불법)적으로 총기소지가 가능하여
현지에 살고 계신 한국분이 너무 이른 새벽에는 나가지 말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5시쯤 일어나 빈둥거리다, 6시쯤 달리기 복장을 하고 숙소를 나간다.
베벡 스타벅스 까지 가보려고 구글맵을 이용 엄청난 내리막을 뚫고 바닷가까지 내려왔는데 갈라타포트에서 길이 막혀있다. 어쩔 수 없이 갈라타다리 쪽으로 해서 구시가지로 향한다.
바다 넘어 아시아 지구
그 위로 떠오르는 태양
다리 위 낚시 하는 사람들
바닷가지만 상쾌한 바람
낯선 풍경 속 모스크
마냥 멀리까지 가기는 어려워 배 선착장으로 보이는 곳에서 달리기를 멈춘다. 숙소에서 3km 정도
최근에 달리기를 많이 안했으니, 이래저래 여행지에서 달리기로는 적당한 거리다.
ATM 이 보여 리라를 출금하고, 교통카드도 샀다.
왔던 길을 따라 트램역(tophane)까지 돌아가, 엄청난 오르막을 뛰다 걷다 하며 오른다.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이스탄불은 조깅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행객이나 다른 나라에서 오신 분들이 주로 뛴다고.
숙소에 가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 입었다.
오늘은 마이리얼트립에서 신청한 이스탄불 일일도보투어 가 있는 날이다.
환전을 알아보니, 그랜드바자르 쪽이 제일 싸고 탁심광장 쪽이 두번째라고 하여 환전소를 찾았다.
9시까지 투어 집결지인 돌마바흐체 궁전 시계탑 까지 가려면 8시 30분까지는 탁심에서 출발 해야 하는데 환전소가 열 기미가 없다. 환전은 다음을 기약하고 이스탄불에서의 첫번째 시미트를 먹으며 이동했다.
나는 딱히 빵을 좋아하지 않는데, 시미트는 담백한 빵에 고소한 깨가 뿌려져 있어서 맛있었다. 게다가 저렴함.
우리나라 기준 400원~1000원 정도 함.
한참을 내려오니 축구장이 보인다.
튀르키에 명문 구단 중 하나인 베식타스(베식타쉬, 베식타시) 홈구장
지금은 페네르바체, 갈라타사라이에 밀리기는 하지만 튀르키에에서 가장 오래된 축구팀이다.
일일투어
약속 장소인 시계탑 아래에 도착하니, 한국분들이 많이 보인다.
제대로 찾아왔구나.
소울투어 연희 가이드에게 투어 입장료(투어비랑은 별도~)를 내고, 해설 수신기를 받았다.
이스탄불에서는 외국인이 단독으로 가이드를 할 수 없다고 한다.
꼭 국가공인 현지 가이드가 함께 하여야 하며, 현지 가이드가 없는 상황에서는 외국인 가이드가 설명도 해서는 안된다고 함.
돌마바흐체 궁전
이스탄불의 공공장소에 입장할 때는 소지품 검사가 거의 필수다.
미러리스, 액션캠, 미니 짐벌카메라 이렇게 가져갔는데, 소지품 검사하는 곳에 짐벌 등은 안된다는 표시가 있다.
가방을 열어달라고 하니, 액션캠이랑 짐벌에 대해서 묻는다.
영어로 이래저래 설명하니, 규정상은 안되는 거 같은데
"오~ 프로페셔날 포토그래퍼~" 엄지척을 하면서 들어가라고 한다.
우리가 방문한 날은 오후에 튀르키에 대통령이 방문한다고 하여 오전에 관광객이 몰렸다.
이런 날에는 관람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셨지만, 가이드님의 눈치빠른 통솔로
생각보다 빠르게 입장했다. 궁전 내부는 사진 촬영 금지~
화려한 장소라 그렇게 눈에는 안 들어옴.
그래도 타이타닉을 촬영장소가 될 뻔 했다는 계단은 들어서자 마자 감탄이 나왔다~
내부 관람을 마치고 잠깐의 자유시간.
"천국의 문" 인가로 유명한 바다 앞의 문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다.
모델 촬영하시는 분들도 있었음 ㅎㅎ
트램을 타고 구시가지로 향한다.
이스탄불은 유럽에 비해 소매치기가 없었는데, 요즘 난민이 늘어나면서 트램에서 소매치기가 간혹 발생한다고 한다.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팔레스타인 국기랑 팔레스타인 관련 페인팅이 있어 찾아보니 튀르키에와 팔레스타인은 유대가 깊다고 한다.
예레바탄 사라이 지하 저수조
두번째 투어 장소는 예레바탄 사라이 지하 저수조다.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투어는 패스트트랙 으로 입장을 한다. 대부분이 관광지가 개인관광객 줄과 투어 줄이 나누어져 있었다.
들어가면 큰 규모에 입이 딱 벌어진다. 지금으로 부터 1500년 전인 동로마 시대의 시설인데 규모와 아름다움이 장난 아니다. 인류의 평균 수명이 크게 늘어난 시점이 상수도의 보급 이후라고 하던데, 물을 적으로 부터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서 지하에 대규모 시설을 만들었다 한다. 기둥들을 다른 신전에서 가져왔다고 하는데, 거꾸로 박혀있는 메두사의 머리가 유명하다.
거꾸로 둔 이유가 1) 두려워서, 2)높이를 맞추기 위해서 등의 썰이 있는데
표독스럽게 생기기는 했음
잠깐의 자유시간
답답한 분들은 먼저 나가시고, 이리저리 사진을 찍다 마지막에 나왔다.
점심시간~
연희 가이드님이 주변에 괜찮은 식당을 추천해주셨다.
술탄아흐멧 광장 앞에 떡갈비 집이라고 설명하신 식당에 가
양고기와 샐러드, 아이란 을 시켰다.
아이란는 묽은 요쿠르트 맛.
양고기 마이쪙.
한국와서 생각나는게 양고기다.
이스탄불의 양고기는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 먹는 거 보다 냄새가 안 났다(사람들에게서는 많이 남 ㅋ).
우리나라에서는 소고기 보다 비싼데 여기는 가격도 저렴해~ 많이 못 먹고 온게 두고두고 아쉽다.
튀르키에의 베스킨라빈스라고 하는 MADO 에서 아이스크림 사
광장 벤치에 앉아 사람들 구경을 한다.
한번씩 지나가는 붉은 색 이층 버스
바쁘게 지나가는 현지인들
여행객으로 보이는 가족
우리나라 잉어빵 처럼 여기저기에 보이는 시미트
햇볕 아래 앉아 있음에도 햇볕이 따갑지가 않다.
공기질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빛에서 오는 풍경의 때깔 차이가 있긴 하다.
술탄아흐멧 광장
점심 시간을 마치고 술탄아흐멧 광장을 둘러본다.
술탄아흐멧 광장은 콜로세움과 같은 대형 경기장이 있었던 곳이라고 하는데, 십자군 원정 이후에 없어져 현재의 광장이 되었다고 한다.
광장 한켠에 관람의자에 앉아 오후 일정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현지 청소년들이 한국어 설명에 신기한지 기웃기웃 거린다. 이스탄불에도 한류바람이 어느 정도 불어서 젊은 층에서 한국 호감도가 높다 한다.
해외에 나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나라의 인사말 정도는 외우고 간다.
튀르키에의 "안녕하세요" 에 해당하는 인사말은 "메르하바" 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메르하바" 라는 인사말 보다는 "수고하십니다" 의미의 "콜라이갤슨" 을 주로 쓴다 한다.
택시나 가게에 들어가더라도 "콜라이갤슨"으로 인사를 하면 눈탱이 맞을 확률이 줄어든다고 해서, 메모해 두었다가 가는 곳마다 "콜라이갤슨!!"
여러 나라에서 기념품으로 가져온 탑 같은 것들이 있다.
이집트 상형문자가 새겨지 오벨리스크, 오오오오오오오오 신비롭다.
그리스에서 가져왔다는 뱀 어쩌고 저쩌고 였는데, 기억안마
할례의 장소 및 군사 훈련용으로 쓰인 탑(아래 사진 우측 상단)도 있다.
블루모스크
이스탄불에 도착하면 제일 눈에 띄는 것이 모스크다.
우리 눈에 익은 절과 교회와는 달리 이슬람의 상징과도 같은 모스크는 낯설다. 낯섬에서 오는 신선함.
모스크는 보통 돔형태의 본체와 첨탑으로 구성된다. 모스크를 만든 주체에 따라 첨탑의 개수도 제한된다고 하는데
블루모스크는 술탄에 의해 만들어져 원래라면 4개의 첨탑을 가져야 하는데, 건축가의 실수로 6개의 첨탑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전까지 6개의 첨탑은 이슬람 성지인 메카에만 허용되었다고 함.
이슬람 종교 장소이다 보니, 복장 제한이 있다. 슬리퍼나 반바지 등은 입장이 안되고, 여자는 머리카락을 드러내지 않게 천을 둘러야 한다.
모스크 안에 들어서면 첫번째 엄청난 규모에 놀라고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에 눈이 휘둥그레 진다.
같은 장소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듯, 무슬림에게는 성지같은 신성한 장소이겠지만 우리에게는 웅장하고 화려한 관광지 일뿐이다. 그래도 이슬람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싶어서 한켠에서 제공되는 쿠란 한글판을 챙겼다.
톱카프 궁전
블루모스크는 술탄아흐멧 광장에 붙어 있다. 그리고 그 옆에 톱카프 궁전이 있다.
돌마바흐체 궁전이 오스만제국의 마지막을 장식했다면, 그전 오스만 전성기를 상징하는 것이 톱카프 궁전이다.
돌마바흐체가 지나친 화려함이라면, 카프 궁전은 오스만 최전성기에 사용된 궁전임에도 의외로 소박함이 특징이다.
여러개의 정원을 지나며 만나는 내부는 소박한 외형에 비해 그래도 화려함을 가지고 있다.
술탄이 회의를 했던 장소, 진귀한 보물, 금남의 장소인 하렘 등을 지나며 오스만의 역사에 대해서 듣는다.
여러개의 정원과 다양한 건물, 때로는 미로같이 느껴지는 좁다란 복도, 여러개의 문들을 지나며
톱카프 궁전의 전체적인 모습이 희미해질 때 쯤
보스포루스 해협을 건너 신시가지와 아시아지역이 보이는 뒷 정원이 나온다.
시원한 풍경에 다들 하루종일 쌓았던 걸음의 무거움도 잠시 잊고
멍하니 건너를 바라본다.
아마도 톱카프 궁전을 간 사람이라면 가장 기억에 남을 모습이 아닐까?
일일투어의 공식적인 일정은 이 장소에서 끝이 난다.
나는 내부를 좀 더 둘러보았다.
톱카프 궁전 입구 옆으로 아야소피아 입구가 있다.
미리 신청해둔 입장권을 받았지만 입장마감까지는 1시간 밖에 남지 않아 아야소피아는 내일 찾기로 했다.
어짜피 뒷날은 계획 자체가 없었다.
쉬미트와 콜라를 하나 사서 허기를 달랬다.
애들 선물을 하려고 구시가지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모스크가 참 많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교회보다는 적은 듯;;;;
지갑을 잃어버린 후 1년 넘게 무일푼으로 살아가시는 첫째 찬이를 위한 지갑을 샀다.
마그넷을 사려고 하였으나, 생각보다 비싼 거 같아(계산해보면 몇백원 차이지만) 다음에 사기로 하고
거리를 걷고, 사람들을 본다.
빛이 참 좋다.
갈라탑이 건너 보이는 선착장을 지나
갈라타다리를 건너 카라쿄이 메인 거리로 갔다.
왜? 고등어케밥을 먹기 위해
인터넷으로 찾은 맛집을 찾기 위해 두리번 두리번 거리니, 유리창 한쪽에는 생선케밥 이라고 쓰여진 줄이 길게 늘어져있는 식당이 보인다. 줄서서 먹는 거를 안 좋아하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먹어보겠냐는 생각에 줄을 선다.
껍질을 벗기고, 뼈를 발라낸 구운 고등어를 또띠아 위에 올리고
여러가지 채소를 올린다. 거기에 소스를 뿌리고
한번 더 구워내면 고등어케밥이 완성된다.
나는 아이란과 고등어가 2개 들어가는 더블을 주문했다.
맛있다. 존맛탱 정도는 아니지만 이스탄불에 왔다면 꼭 한번 먹어볼만 하다.
고등어와 채소의 조화도 괜찮지만 채소와 함께 들어있는 석류, 거기에 더해진 석류소스가 상큼함을 더한다.
고등어케밥을 우걱우걱 먹으며 어둑해진 오르막을 지나고 지나
탁심 광장에 도착, 좀 헤매다 숙소에 도착했다.
셋째날(5월 13일) - 자유투어
셋째날, 딱히 계획이 없었다. 무계획이 계획
비소식에 일단 아침 조깅으로 시작하기 위해 6시에 숙소를 나섰다.
금방이라도 비가 올듯, 하늘이 흐리다. 어제의 코스로 기나긴 내리막을 따라 톱하네 까지 내려간다.
중간에 우리나라 중학생 쯤으로 보이는 애들 무리가 지나가는데 그냥 봐도 상태가 메롱이다.
나를 보더니 놀래킬려고 "웤~" 하고 모션을 취하는데 웃고 지나쳤다.
5월 중순임에도 바람이 꽤 차다. 이상기온으로 인해 평소보다 기온이 낮다고 하여
가방에 여분의 옷가지를 챙겼다.
밖으로 나오니 비가 내린다. 비가 오니 오래된 건물들의 향기가 더 진해진다.
튀르키에 사람들은 우산을 거의 쓰지 않는다. 간혹 쓰는 사람들이 있긴 한데 나도 비의 양에 따라서 우산을 썼다 벗었다를 반복했다.
탁심 광장에서 톱하네로 내려가는 길에 아침 식사로 유명한 식당을 찾았다.
카이막, 꿀이 든 따뜻한 우유
그리고 밑에 사진에 거를 시켰는데 이름은 모름
처음먹어 보는 카이막
진득한 우유의 맛이다. 백종원이 표현한 "천상의 맛" 인지는 모르겠지만 제법 괜찮다.
이집은 카이막 보다는 꿀이 맛있었다. 우리나라 꿀보다는 좀 더 순한 느낌의 꿀인데 카이막과 함께 빵에 발라먹으니 맛있다. 냠냠
그리고 우유. 원래 우유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비가 오는 쌀쌀한 기온, 비에 젖은 몸을 녹이기에
최고였다. 어릴 적 살짝 데운 우유에 설탕 넣어 먹었던 그 시절의 느낌.
야외 간이 천장으로 떨어지는 빗소리
맛있는 음식
이색적인 음악
혼자만의 여유와 여유있는 사람들의 대화
맛보다는 분위기가 황홀했다.
혼자 이걸 즐기다는 미안함에 가족생각이 났다가
우리 애들이 이 속에서 큰 소리내는 모습이 연상되어
ㅋㅋㅋ
식사를 마치고 아야소피아를 가기 위해 구시가지로 넘어간다.
카라쿄이 거리와 갈라타다리도 이제는 꽤나 익숙해졌다.
그래도 눈앞으로 보이는 모스크들은 여전히 신비롭다.
이스탄불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귈하네 공원을 지나
아야소피아를 찾았다.
아야소피아 (하기아소피아, 성소피아)
어제 미리 사둔 e-ticket 으로 입장을 확인하고, 소지품을 검사를 받는다.
오래된 좁다란 계단을 오르면 관광객이 들어갈 수 있는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동로마 제국 시대에 만들어진 성당에서 오스만 제국 이후 모스크로 개조되었던 파란만장한 역사처럼
아야소피아의 관람도 많은 변곡이 있었다.
2024년 5월 기준으로
1층은 무슬림만 입장할 수 있는 모스크로, 2층은 관람객들이 입장할 수 있는 박물관으로 나누어 운영 중에 있다.
원래 모스크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 다고 하는데, 이런 이유로 25유로의 꽤 높은 입장료를 받고 있다.
내부로 들어서면 이런 변곡의 역사도, 높은 입장료도
웅장함 앞에 사라진다.
서울 종묘, 주변의 빌딩숲이 보이지 않는 압도적인 정숙함이 있다면
아야소피아는 압도적인 웅장함이다.
천장에 일부 남아있는 기독교의 흔적
그리고 그 위를 덮고 있는 이슬람의 모습
같은 뿌리임에도 너무도 다른 두 종교가 함께 하는 모습이 신비롭다.
복원된 천사
1층의 기도시설
천장 한켠에 복원된 그림
전반적인 느낌
큰 규모의 오래된 건물, 신비로운 분위기
다들 난간에 기대어 멍하니 건물을, 멀리있는 자연 풍경처럼 바라본다.
아야소피아가 유명한 이유 중에 하나인
모자이크화
창넘어로 들어오는 햇빛과 붉은 조명이 비추어 황금빛으로 반짝인다.
각도에 따라 금빛이 파도를 치는 것 같다.
기독교가 아니라 종교적인 감흥은 없지만
"나는 신성하다" 기운이 팍팍 느껴진다.
천장 한켠에 복원된 아기 예수님
출구 쪽에 모자이크화가 하나 더 있다.
아야 소피아와 관련된 인물들
그랜드 바자르 & 이집션 바자르
아야소피아를 한참 구경하고 근처에 있는 바자르를 찾았다.
가장 규모가 크고 유명한 것이 그랜드 바자르, 그 옆에 있는 것이 이집션 바자르 이다.
그랜드 바자르는 물건의 가격대가 높은 편이라 그냥 구경하기 좋고, 구입은 이집션 바자르나 뒷골목에서 싸는게 저렴하다.
입구 마다 무장경찰이 있고, 간단한 소지품 검사를 한다.
튀르키에 남자들은 나이를 안 가리고 다들 껄떡쇠 인거 같다. 젊은 여자 관광객이 지나가면 추파를 던지는 느낌의 호객행위를 한다. 나에게는 제키찬 제키찬 하는데
"이 새키들이 취권에 아가리 한번 털려봐야 안 까불지"
이스탄불에서 가장 괜찮다는 환전소에서 준비해간 유로 중 일부인 100유로를 환전했다.
날씨가 쌀쌀해서 패딩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몽클레르도 꽤 있었다.
튀르키에 경기가 안 좋다고 하더니 그래도 여유는 있다보다 했는데, 뒷골목에 가판에 몽클레르가 하나 가득이다.
우리나라도 몽클레르 반 이상은 짭이라는 얘기가 있던데, 비슷한 ㅋ
시간이 널널하고 딱히 계획이 없어
스트리트푸드파이터에서 백종원이 극찬한 보리스 인 예리를 찾았다.
구글맵에는 불친절하다고 악평이 수두룩 했다.
구시가지 거의 끝에 쯤에 있어서 걸어 가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배가 고프지는 않아서 카이막과 꿀, 계란 후라이 비스무리 한거를 주문했다.
카이막은 아침에 먹은 곳 보다 좀 더 쫀쫀한 느낌이였고, 꿀은 그냥 그랬다.
관광지에서 꽤나 멀고, 맛도 특별히 찾아갈 만한 정도는 아니다.
시간 많이 남고, 걷는 거 좋아하고 분위기는 조용한 곳을 선호한다면 한번 가봐도 될 정도 ㅎㅎ
고고학 박물관
나는 박물관을 좋아한다. 여행 가는 곳에 박물관이 있으면 대체로 찾는 편이다.
이스탄불 여행 계획을 세우는 척 했을 때도, 첫번째로 꼽았던 게 고고학 박물관이였다.
원래 계획은 뒷날에 가는 걸로 잡았지만
시간 남길래 고고싱 했다.
고고학 박물관 입구는 톱카프 궁전 입구 근처이다. 입구에 특별한 표시가 없어서 지나쳐서 톱카프 궁전 들어가는 등 입구 찾는 데 좀 헤맸다.
나름 소박한 박물관 입구.
현지에 거주하시는 한국분 얘기로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고, 덜 유명한 관광지라고 함.
입장료(유로, 리라 다됨)를 내고 안으로 들어서면
우리나라 박물관 야외에 석등이나 탑신 들이 있듯이 조각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학생들이 단체관람왔는지 건물이나 조각상들을 보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박물관 본 건물
동선이 정리되어, 입구에서 동선을 따라 이동하면 전반적인 관람이 가능한 우리나라와는 달리, 고고학 박물관은 동선정리가 안되어 있었다. 관람을 마치고 나가기 위해서는 왔더 길을 되돌아 가야 한다.
알렉산더 대왕의 석관으로 알려진 석관
정교함에 입이 쫙 벌어진다.
왕의 의미하는 사자가 조각되어 있다.
사자탈을 쓴 알렉산더 대왕이 조각되어 있어 알렉산더 대왕 석관으로 알려졌긴 하지만
알렉산더 대왕 시절의 발굴된 지역의 왕의 무덤이라는 주장이 가장 유력하다고 한다.
누구의 무덤인게 나에게는 무슨 상관이랴~
너무 멋있어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이집트 풍의 석관
조각상들
2층은 폼베이 관련 전시관 등이 있는데, 1층을 보고 나선지 집중도가 많이 떨어졌다.
다시 1층을 내려와서 한바퀴 더 구경했다.
남아있는 우리나라 동시대의 유물과 비교를 하니, 더 대단한 느낌이였다.
"역시 돌이 최고야" 에서 시작해서 "코쟁이들의 자신감의 근원이 이런 오래된 문화재인가?"
"서양 짱짱맨" 까지 짧게 나마 서양 문화 (엄밀히 따지자면 현재 남아있는 문화재)에 감탄하였다.
문화재 좋아한다면 강추.
한참 구경하다 나와선지 맑아졌다.
이과 출신 서양사 안배운 문맹인의 눈도 번쩍 뜨였다.
출출하여 구글맵 점수가 높은 케밥집을 찾았다.
양고기 짱짱맨
아내 선물을 사기 위해, 어제 유심히 본 바클라바 집을 찾았다.
맛보라고 반을 주는데, 느무느무 달다.
내가 먹고 싶은 건 달디 단 바클라바~
단거 별로 안 좋아하는 나에게는, 이거 너무 한거 아니야 하는 정도.
2박스를 삼
이렇게 계획없이 뺄뺄뺄 돌아다니니
건물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서고, 햇빛이 물러선 거리에는 사람들의 불빛이 켜지기 시작한다.
시계를 보니 벌써 6시다.
낚시하는 어르신들을 구경하다가 배타고 아시아지구에나 넘어가볼까 하고 배를 탔다.
배 막차 시간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고고싱
아시아지구에서 출퇴근 하는 사람이 많아선지 배 삯은 꽤 저렴하다.
관광객과 퇴근한 사람들도 배안이 가득찬다.
바닷물이 잠시 일렁거리면, 이내 배는 유럽에서 아시아로 출발한다.
히잡을 착용한 여성 뒤로 보스포루스 해협이 배경을 이루고, 밴드의 라이브 공연 음악이 깔리면
여행 다큐멘터리 속 한장면이 완성된다.
10여분이 지나
건너편 해변에 앉아있는 연인들의 모습이 가까워지며 이스탄불에서 요즘 핫하다는 카디쿄이에 닿는다.
카라쿄이가 관광객이 주라면, 카디쿄이는 현지인이 주라고 한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홍대거리 정도 된다고 하는데,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이터널선샤인에 몬탁행 기차처럼 충동적으로 왔기에 카디쿄이에 대해서 아는 것도 별시리 없다.
그냥 골목 구석 구석 발이 가는데로 돌아다녔다. 그러기를 몇 바퀴 눈에 익은 카페가 계속 나온다.
할일이 없어서 스타벅스에서 아이스라떼 한잔 마셨다.
페네르바체 경기장이 근처라 그냥 가보기로 했다.
축덕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해축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가보즈아~
카디쿄이 쪽에서 페네르바체 경기장까지 걸어서 30분 정도 걸린다.
경기가 없는 날이라 조용하다. 경기장 주변을 뺑돌아 구경하고 있으니 경비원이 아는 체를 한다.
"어디서 왔냐?"
"킴의 나라에서 왔다"
"뭐라고?"
"한국에서 왔다"
"킴민줴~"
고맙게도 사진도 찍어준다.
다시 돌아서 카디쿄이 메인 거리 쪽으로 넘어온다.
자연의 빛이 거리에서 물러나며, 차량과 간판의 불빛이 빈자리를 채운다.
거리의 분위기가 바뀐다.
이미 저녁을 먹었음에도 주변에 유명한 케밥집이 있길래 두번째 저녁을 먹기로 했다.
이시켄데르 케밥이라고 버터를 뿌려 먹는 스톼일이다.
이시켄데르 라는 분이 개발해서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콜라가 땡기지만, 그래도 아이란
예전에는 주방에서 버터를 뿌렸다고 하는데
조리 실수로 버터가 뿌려지지 않아, 테이블 나와서 뿌린 적이 있었고
반응이 너무 좋아 그 뒤로는 제공 방식을 현재 처럼
고객 앞에서 뿌리는 걸로 바꿨다고 한다.
먹을 만 했던 거 같은데, 한달이 지나니 기억이 안남~
이제 완연한 밤의 시간이다.
출발했던 곳이 아닌, 카라쿄이행 배를 탔다. 아침 조깅으로 익숙해진 항구에서 해변을 따라 걸었다.
이날 총 걸음수가 4만 몇천보였는데, 이동거리로는 35키로 정도라 숙소로의 귀환은 조금 편하고 싶어 지하철을 이용키로 했다.
갈라타다리 다리 너머의 다리에 지하철 역이 있다. 갈라타다리 즈음에서 어제 같이 투어를 했던 가족을 만났다. 존재감 없기로(사람들이 얼굴을 못알아봄) 유명한 나지만, 어머니께서 카메라가 인상적이였다며 아는체를 해주신다.
남은 여행 잘 하시라고 짧은 덕담을 남기고~
한적한 거리를 지나
처음 타보는 이스탄불 지하철
몇 정거장을 지나 탁심광장에 도착한다.
이렇게 쉽게 올 걸 괜히 매번 걸어 다녔네.
넷째날(5월 14일) - 자유투어 & 야식투어
어제 미리 고고학박물관을 땡겨서 썼기 때문에 오늘도 일정이 뻥하고 비었다.
오늘 조깅은 어제의 여독으로 땡땡히 치고, 아침 일찍 부터 숙소를 나섰다.
탁심 광장의 모스크에서 기념 촬영하시는 분
신시가지의 중심인 탁심광장 거리를 걸었다. 나이키, 폴로 내게도 익숙한 브랜드 로고가 오래된 건물에 튀지 않게 붙어있다. 화려한 우리나라의 상가들과는 다르다.
할일도 없고, 갈라타타워가 근처길래 가보기로 했다.
탁심광장에서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오면 멀지 않은 곳에 갈라타타워가 있다.
아쉽게도 갈라타타워는 공사중이였다.
하지만 이색적인 타워, 그 앞의 카페에서 나오는 노래들
맑은 하늘, 사람들
분위기가 좋았다.
나도 카페에 앉아 커피를 시켰다.
라떼 마끼야또
커피 수확하로 갔나... 궁금해질 때 쯤
갈라타타워 위 몽글몽글한 구름같은 거품이 가득한 커피가 나왔다.
햇살이 강했지만 분위기가 좋아 갈라타 타워를 마주하고 앉았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갈라타포트 쪽에 평이 좋은 스테이크 집이 있어서 가보기로 했다.
천하태평인 고양이
계단을 오르고 또 올라
땀이 송글송글 할 때 쯤
식당 앞에 섰다.
11시쯤 들어가니, 30분에 오픈한다고 기다리라고 한다.
식당 앞에서 띵가띵가 시간을 보내다, 중년의 친절한 매니져 분의 얘기에 식당으로 입장
샐러드와 양고기를 주문했다.
맛있다.
이른 점심을 먹고, 이제 지하철 한번 탔다고 바로 지하철 고고싱
탁심광장으로 다시 올라가 구시가지로 이동~
이집션 바자르
그랜드 바자르
정처없이 떠돔
그랜드바자르 앞의 모스크 구경
오늘의 가장 큰 일정은 야식투어다.
현지인과 함께하는 일일투어 신청 실패를 딛고, 신청한 현지인과 함께하는 야식투어
만남의 장소인 역에 미리 도착하여 주변을 살폈다.
언제 어디서나 당당한 튀르키에 고냥이
시간이 남아 유튜브에서 극찬한 아이스크림 집을 찾았다.
쿠키 같은 과자(?) 위에 쫀쫀한 아이스크림이 올려주는데, 맛있다.
첫 맛은 오오오 였는데, 뒤로 갈수록 감탄이 급격하게 줄긴함.
다시 역앞으로 이동
최대한 배는 비우고 오라고 한 사전 안내에 반항하듯 레몬쥬스 처묵처묵
약속 시간 보다 10분 정도 먼저 대합실에 도착하니 유튜브에서 본 튀르키에 분이 오신다.
오늘 저녁 함께 할 이렘 가이드.
이렘 가이드를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수다쟁이.
쉴새 없이 떠드신다.
혼자말은 거의 하지 않고, 평소에 필요한 말 아니면 잘 안하는 나로써는
"그래 저런 사람이 유튜브 해야지" 하는 생각이 절로난다.
이렘의 설명으로는 유명한 추리소설 "오리엔탈 특급열차" 의 배경인 유서깊은 역에서 이동
해저터널을 지나는 지하철을 타고 아시아지구로 넘어가기로 했다.
야식투어를 함께 한 사람은
이렘 가이드 빼고 나포함 남자3, 여자1
단촐한 구성
해저터널은 일본이 뚫고, 현대로템의 지하철이 사용되고 있었다.
지하철 안에서 이렘은 쉴새없이 정보와 지식을 술술수룻루루루술술술
페네르바체 경기장 근처에 내려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어제 와봤다. 나는 한참 걸어왔는데 이렇게 쉽게 오다니,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한다."
카디쿄이의 상징이라고 하는 황소동상
다들 사진 찍기로 바쁘다.
우리도 찰칵찰칵~
야식투어 첫번째 음식은 베이란 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육개장, 소고기국 느낌인데 우리 입맛에도 잘 맞다.
일일투어는 그룹으로 신청한 사람이 많고, 계속 줄지어 이동하는 형태라 투어하는 사람끼리 교류가 거의 없다시피 한데
야식투어는 인원도 적고, 같이 뭘 먹으며 얘기를 나눠선지 오래된 친구들과 온 느낌이다.
서로의 여행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서로 간의 AT필드를 조금씩 해제한다.
시장에서 앵두맛이 나는 튀르키에 체리와 납작 복숭아를 샀다.
"아비 싸올~"
잠깐 동안의 카디쿄이 나들이를 마치고
카라쿄이로 넘어간다.
카라쿄이행 배를 타는 곳이 나누어져 있는데
한쪽은 사설업체가 한쪽은 시에서 운영하는 배라고 한다. 금액은 동일
이렘의 안내로 3층으로 올랐다.
어제 같은 배경음악은 없었지만, 푸름에서 붉음으로 그 끝에 사람들이 만들 도시의 어둠까지 자연이 만들어 내는 그라에데이션에 다들 배 난관에 기대어 멍하니 하늘을 바라봤다.
그렇게 잊을 수 없는 석양을 뒤로 하고 카라쿄이에 닿았다.
두번째, 카라쿄이에서의 첫번째 음식은 홍합밥이다.
홍합안에 밥을 넣은 상상할 수 있는 맛에 레몬즙을 첨가해서 상큼함을 더했다.
기대보다 훨 맛있음 (별 기대가 없었음 ㅋ)
다음은 고등어케밥
어제 지나가다 먹었다고 얘기를 하니, 줄 서있는 집은 인스타 맛집(홍보가 잘된)이라고 한다. 로컬 들에게는 옆 가게가 더 유명하다고. 우리는 어제 내가 간 오늘도 줄이 늘어선 가게 옆, 로컬 맛집으로 갔다. 어제의 젊은이들보다 연륜에서 오는 뭔가 더 신뢰가 가는 그런 분위기.
운 좋게 조리대 바로 앞에 쪼로록 앉아 우리 차례를 기다렸다.
각자가 주문한 고등어 케밥이 도착하고, 한 입을 하는데~
"와~ 어제간 옆집 보다 두배는 맛있어요"
기본적인 베이스야 비슷하겠지만, 빵 부분을 더 바싹하게 구워서 식감과 풍미에서 오는 맛이 더 했다.
블로그를 하신다는 여자 분께서는 "두배로 맛있다" 라는 걸 여행기 적으실 때 넣으시겠다며 만족하셨다.
투어의 마지막은 터키쉬딜라이트로 유명한 로쿰 원조집이다.
맛을 유지하기 위해 지점도 안 둔다고 하고, 중동국가 왕들도 비행기로 공수해 먹는다고 한다. 유명하다는 얘기.
로쿰은 다른 곳 보다 확실하게 맛있었다. 로쿰과 바클라바, 차이를 먹고 선물용 로쿰을 샀다. (로쿰 더 살껄 그랬어~~)
9시와 10시 사이, 아쉬움이 느껴질 애매한 시간 즈음에
이렘의 오늘 투어의 마지막을 고했다.
투어에 대한 만족도는 후기 잘안남기는 내가 남긴 마이리얼트립 후기로 대신함
모든 경험에는 농도가 있다.
이스탄불에서 갈라타탑 아래 카페에서의 여유
바자르 좁은 뒷골목 사람들 사이를 비켜가던 걸음
그보다도 진한, 해가 지고 한참을 지나 시리던 쪽빛 하늘 보다 더 진한, 아니 찐한.
이스탄불, 음식, 그리고 사람
강추 합니다.
투어를 마치고 각자의 숙소로 가기 위해 톱하네 정거장 까지 같이 걷기로 했다.
나와 여자분은 탁심, 다른 두분은 좀 더 떨어진 곳 이였다.
톱하네 정거장에서 탁심까지 올라가는 지하철이 있다. 이제야 알다니 부들부들
탁심 광장에 도착하니 가장 연장자이신 분이 맥주한잔 간단히 하고 헤어지자고 하신다.
다들 머뭇거리다 오케이하고 내가 있던 숙소 앞에 펍으로 이동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서로의 얼굴이 석양처럼 붉어질 무렵
아쉬움을 남긴채 여행지에서 짧았던 인연을 뒤로 했다.
다섯째날(5월 15일) - 휴식
오늘은 이스탄불에 오게 된 주된 목적의 날이다.
숙소를 옮겨서
휴식휴식
이스탄불도 우리나라 배민처럼 배달음식이 잘되어 있다. 아쉽게도 휴대폰 인증을 해야해서 주문을 못해 낑낑거리다, 호텔 직원분한테 부탁해서 음식을 주문했다. 테쉬케에데름~
초밥이였는데, 괜찮았다.
여섯째날(5월 16일) - 휴식 & 저녁마실
밖에 나갈려 했더니 얼굴이 탱탱부어 엄두가 안난다.
근처 피자집에서 피자를 포장해 아점을 먹었다.
저녁은 숙소 옆에 있는 유명한 케밥 포장마차에서 포장해서 먹었다.
약속을 끝내고, 주변에 갈만한 곳이 있는지 구글맵을 뒤적거렸다.
바닷가 쪽에 오르타쿄이 라는 곳이 있어서 가보기로 했다.
한국 관광객에게 유명하다고 하는 삼촌네. 비싸다함
한참을 걸어 내려오니, 바다가 보인다. 탁심이나 카라쿄이 쪽 보다는 훨씬 유럽의 느낌적인 느낌이다.
별거는 없었던 오르타쿄이
무슨 기념비라고 했는데, 까묵
돌마바흐체에서 카라쿄이까지 트램을 탔다.
매일 계속 찾은 카라쿄이지만
이스탄불에서의 마지막 밤이 아쉬워 또 찾았다.
뭘 먹을까 잠시 고민하다
이스탄불에서 유일하게 두번 먹은 고등어케밥, 로컬 맛집을 찾았다.
마이쪙, 두번 머겅
지하철 2번 타고 숙소로 복귀~
마지막날(5월 17일) - 마실 & 귀국
이스탄불에서의 마지막 날.
돌아다닐 몰골은 아니지만, 그냥 있을 수는 없지.
원래는 달려서 갈려고 했지만, 길이 끊겨 가지 않았던
베벡 스타벅스를 가보기로 했다.
그랩을 불러,
20분 정도를 달려 베벡 스타벅스에 닿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정면, 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세계 3대 스파벅스라는 명성이 헛되지 않았다.
베벡 쪽은 구시가지, 탁심, 아시아대륙 쪽과 건물의 분위기가 다르다. 좀 더 유럽 느낌이라고 할까? (물론 가본적은 없음)
바다을 건너 나트막한 언덕에 촘촘히 보이는 건물들이 이색적이다.
물론 커피는 어디서나 먹는 그 맛이다.
오늘 유일한 일정이라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몰골이 괜찮았으면 테라스에 앉아 망중한을 했을텐데.
이번 여행을 위해 구입한 시모다 가방 (Shimoda action2 X25)
우리나라에는 검정색 25리터가 들어오지 않아 이베이 직구를 했다.
내가 가진 가장 비싼 가방. 2~3개의 렌즈와 미러리스를 가지고 여행 하기에 매우 적합했다.
강추. 애들 키우면서 짐 때문에 카메라를 잘 안 가져 다녔는데, 위쪽 롤탑에는 애들 옷가지 넣기에 최적.
잠시 베벡 거리를 걸었다. 디비자는 개도, 사람도, 경찰도 모두가 여유로워 보인다.
특히 키큰 서양인들이 많았다. 다들 컨벤션 가는 느낌이던데
나중에 데니스(현지에 사는 한국분)에서 물어보니 베벡이 부촌이라함. 역시나 존시나
옆에 있던 공원을 좀 걸으며
이스탄불과의 작별을 준비했다.
데니스가 숙소에 픽업을 오기로 해서, 그랩을 잡으려 했는데
한참을 시도해도 잡히지 않는다.
스타벅스 앞에 택시기사님들 쉬는 곳이 있길래
그쪽가서 물어보니 나이 지긋한 기사님이
다행히 태워주신다고 한다.
다시 숙소 앞 스타벅스
약속 시간이 되어 데니스가 도착했다.
공항으로 가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한다. 베벡에 다녀온 얘기를 하니, 자기도 머리 식힐 때 베벡 스타벅스에 자주 간다며 택시를 눈탱이 치는 경우가 많은데 운이 좋았단다~
아쉬움반 후려함 반, 무많이
45살 나혼자 첫 해외여행. 10여년 가야지 했던 곳에 아내의 윤허 덕분에 잘 다녀왔다.
주어진 것에 만족할 줄도 알아야 하지만, 주어진 것을 변화시키는 것도 선택이리라.
이번 후기도 흐지부지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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