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계획
등반장소 : 월출산 사자봉릿지 (등반신고완료)
참여인원 : 정성훈, 서재홍
출발시간 : 06:00
출발장소 : 칠암 GS25 앞
차량지원 : 서재홍
개인장비 : 등반장비, 헤드랜턴, 행동식
공동장비 : 자일 1동 (서재홍)
프렌드 1Set (서재홍)
대망의 프로젝트 첫 등반지
쉬운 곳 부터 난이도를 높여가기로 하였고
태조릿지, 의상봉 실크로드 등은 성훈이가 선등을 해봤다하여 제외.
하는 김에 등반신고도 해볼겸 월출산 사자봉릿지를 하기로 했다.
나는 2번, 2017년 선등이 마지막
성훈이는 1번, 2017년 후등
쉬운 난이도
난이도에 비해서 몸으로 울어야하는 등반형식
마지막 끊어서 해야하는 긴 하강
우리 프로젝트의 컨셉에 적당한 시작점이다.
월출산 등반 신고방식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팩스를 보내고 공원 사무소에서 등반허가서를 받아가는 형태였는데
지금은 월출산 앱에서 등반신고를 하고, 승인내역도 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해당 날짜에 다른 팀이 예약했는지 알수 있어 여러모로 좋아졌다.
다만, 국립공원 등반신고 통합앱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
출발
전날 밤 등반 배낭을 꾸리고 여느 때 처럼 강변을 달렸다.
차 밥주고 이래저래 하니 1시가 넘어 5시반 알람을 하고 잤는데...
깨어나니 6시 7분
헉! 왜 알람이 안 울리는거야~~
성훈이에게 사과 전화를 하고 이등병 아침점호 준비하듯
짐을 챙겨 튀어나간다.
진주에서 월출산까지는 2시간.
가는 동안에 말로 치고 받기도, 이런 저런 얘기하면서 웃기도 한다.
어프로치
이제 야영장 예약차량만 위쪽으로 올라갈 수 있다.
주차장 한켠의 전기차충전소에 차를 세우고 충전을 하려하니 고장점검중이다.
남은 게이지는 반, 전비운전을 하면 충분히 돌아갈 수 있는 양이긴하니 뭐~
성훈이는 월출산을 바라보며 처음 보는 듯이, 감탄사를 내 뱉는다~
등산로 입구에 있는 해충퇴치액을 뿌리려는 성훈
"월출산은 되는게 없네~" 고장이다 ㅋ
어프로치는 바람계곡 방향으로 40분 정도 쭈욱 올라가다, 02-02 이정표에서 '탐방로 아님' 방향으로 올라가면 된다.
자일을 매겠다는 성훈이에게
"니가 선등할꺼니~ 내가 맬껭~ 너는 등반에만 집중해"
암벽 이용수칙을 지나 뚜렷하지는 않지만 구분되는 길을 따라 10분정도 오르면 시작점에 닿는다.
등반
우리도 찍어본다. 요즘 우리클럽의 유행인 출발전 시그니쳐
재밌게 해보자~
1피치는 짧지만, 첫 퀵 이후 밸런스를 잘 잡고 넘어가야 한다.
2피치는 짧은 크랙 등반 후 워킹
3피치 덧장바위를 따라 조금 흐른 후 첫 퀵
그리고 작은 홀드를 잡고 밸런스로 오른쪽으로 넘어가서 올라야 한다.
성훈이는 예전 등반이 기억이 안나는지
"내가 5년전에 이런 곳을 올라갔다고요?" 하면서도,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 곧잘 올라간다.
나는 밑에서 유튜브, 인스타에서 봐왔던
"잘한다~ 집중해~ 할수 있다~ 가자가자~"
응원하는 척.
3피치를 오르면 1봉 정상으로 뒤로 구름 다리가 보이고
등산객들을 이야기 소리가 들린다.
성훈이는
"사자봉릿지는 관종들이 좋아하겠어요~"
농담을 하는 등 꽤 여유있는 모습이다.
짧은 클라이밍 다운, 워킹, 짧은 하강
4피치 부터 본격적으로 등반하는 모양새다.
협곡형 침니를 따라 올라가다, 첫 퀵후에 협곡을 조금만 더 오르고
좋은 홀드가 나오면 위로 오르는 것이 편하다. 괜히 침니 안으로 더 들어가지 말자.
한참 등반을 안해선지 날등으로 타고 오르는 슬랩에 마음이 어수선하다.
5피치는 무난히 지나가고
6피치부터 사자봉릿지의 본모습이 시작된다.
크랙에 다리를 끼고 오른쪽 벽의 홀드를 이용해서 오른다.
깔린 줄을 따라 올라선지, 예전 기억보다 꽤나 쉽게 느껴진다.
성훈이는 익숙하지 않은 등반방식에 주춤하다가도
진클 부대장답게 멋있게 올라간다.
건너편에서 등산객 소리가 많이 들리길래 찾아보니, 인스타에 우리 등반 사진이 있다.
7피치 오른쪽의 크랙을 이용하여 가로 크랙까지 오른 후 첫퀵 후
나무를 이용하여 위로 올라가면 된다.
죽었다고 알려진 나무는 7년이 지났음에도 똑같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좋은 홀드가 되어준다.
어렵지 않게 나무를 넘어서니 운동안한 티가 난다. 반성반성
7피치와 8피치 사이의 짧은 암벽도 안전하게~
이동 후 8피치 인공등반 구간
첫 퀵 후 슬링을 잡고 오른쪽으로 넘어가야 한다.
홀드가 마땅찮으니 자유등반 한다고 용쓰지말고 대놓고 인공등반하는게 편하다.
위로 오른 다음 밴드를 따라 오른쪽으로 트래버스하면 체인없는 쌍볼트가 나온다.
성훈이의 판단으로 여기서 한번 끊고 등반
9피치
위쪽에 좁은 침니가 있다. 성훈이는 이래저래 해볼려고 하는데 기운만 뺀다.
내가 예전에 배낭 머리에 폰 넣어두고 등반하다가 깨먹은 곳.
"배낭 벗고 가라~"
그제야 배낭을 내린 성훈이는 몇번의 시도가 우스워질 정도로 쉽게 넘어간다.
"아~ 진작 벗고 할껄~~"
나도 배낭을 벗어 올리고, 머리와 등을 이용해 비비고 올라간다.
마지막 10피치
절벽위 바위 모서리를 퀵을 이용하여 돌아간 후 짧은 크랙을 오르면 등반은 끝이 난다.
사자봉릿지는 양쪽으로 절벽인 구간이 많음에도, 확보자를 위한 볼트는 없다.
쉬운 곳에도 가능하면 시작 점에 확보점을 만들어서 등반하는 것이 안전~
짧은 워킹과 설치된 자일을 이용한 트래버스를 하면 정상이다.
사자바위
추모비
천왕봉 방향
바람계곡이라는 이름답게 바람이 많이 분다.
정상에서 빵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있으니, 등산하시는 분들의 눈길이 느껴진다.
사자봉정상에서 하강은 보통은 60미터 자일 2동을 이용하여 한번에 한다.
개념도에는 20m - 40m 두번하강으로 나와 있지만, 60미터 자일 한동으로 30미터씩 끊어서 하강이 가능하다는 인터넷에 글이 있어 등반전에 성훈이에게 중간 하강지점 사진을 공유해놓고 자일은 한동만 챙겨왔다.
만약을 위해 자일 끝에 매듭을 하고, 하강 자일을 설치한다.
프로하스카 매듭으로 고정하려다가, 우리 클럽의 하강시스템인 까베스통(클로버히치) 매듭을 이용한다.
"제가 먼저가요?" 성훈이의 물음에
"이런거 할라고 온건데, 니가 먼저 가야지~"
"여기있다~ 사진처럼 검정색, 노란색~"
성훈이가 안전하게 1차 하강을 끝내고 나의 차례~
중간 하강점의 체인과 슬링
끝에 매듭을 묶어 하강 자일을 양자로 내리니 바닥까지 닿는다~
성훈이가 안전하게 하강을 마친 후
"성훈아 내가 정리하고 갈꺼니 저쪽으로 넘어가서 사진 찍어줘~"
사진 고마웡
무사히 하강을 마치고 장비를 정리한다.
멀티피치를 어프로치부터 하강까지 이끄는 것은 값진 경험이다.
"성훈아 저기 한번 서봐"
"잘했다!"
오늘의 등반을 기념하며 사진을 찍어준다.
다시 자일을 뺏어 매고 성훈이가 좋아하지 않는 하산길을 잇는다.
몸으로 비비는 구간이 많다보니 무릎이 안 좋다는
"등반하고 나서 하산하니 더 힘든가 보다" 성훈이의 말처럼
사자봉릿지 하산길은 길이보다 꽤 길게 느껴진다.
크랙장갑을 선물 받았음에도 까먹고 한번도 껴보지를 못했다.
손이랑 팔꿈치, 무릎, 발목 등에 등반의 흔적이 가득
하산을 마치고 주차장에 닿으니, 트렁크가 훨러덩 열려 있다.
"아이고~ 환기 제대로 했네~"
정리
성훈이가 운전한다는 걸
"아냐 너는 등반에만 집중해~ 시다바리는 내가할께~"
팀등반은 등반 외적으로 생각할 것들이 있다.
대장은 팀의 리더로 결정과정에서 많은 얘기를 듣고, 결정을 한 다음 책임을 다하면 된다.
지협적인 얘기에 너무 귀를 기울이다보면 등반 전에 이미 마음이 지쳐버릴 수 있다.
이번 우리의 프로젝트도 그렇다.
성훈이와 첫번째 등반을 준비하며 이래저래 잔소리를 많이 하였는데, 성훈이도 내 의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는 눈치다.
진주로 돌아오는 2시간동안 오늘 등반을 되돌아보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한다.
오늘의 등반이 언젠가 성훈이가 이끌어갈 진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재밌었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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