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계획
등반장소 : 금정산 무명릿지
참여인원 : 정성훈, 서재홍
출발시간 : 07:00
출발장소 : 칠암 GS25 앞
차량지원 : 서재홍
개인장비 : 등반장비, 행동식
공동장비 : 자일 1동 (서재홍)
프렌드 1Set (서재홍)
화대종주 이후 클럽 정기등반으로 한주 쉬었다.
어디를 갈까 얘기하다, 성훈이가 안 가봤다고 하여 무명릿지를 가기로 하였다.
우리 클럽에서 그리 자주 찾지는 않지만
어프로치도 알려줄겸, 무명릿지 특유의 애매모호한 등반도 맛 보일겸.
어프로치
성훈이의 공지대로 07:00 만나
유등축제로 부산스런 진주를 떠나, 부산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동문 주차장
가는 동안 이런 저런 얘기를 한다.
금정산에 가까워지자
"그래 여기~ 와 봤던데네~"
대륙암 왔던 기억을 찾은 성훈.
일일 주차요금 5000원을 내고 개나리봇짐을 메고 산으로 들어선다.
동문을 지나치자 마자, 오른쪽으로 몸을 돌려 능선까지 40분 정도를 쭈욱 오르면 된다.
시야가 트이고, 아래가 내려다 보일 때 쯤
크랙이 선명한, 부채 바위가 보인다.
"부채라고 하길래 까스활명수 부챈줄 알았드만, 이게 왜 부채에요?"
성훈의 말씀.
그리고 좀 더 오르면 오늘의 무명바우가 보인다.
"중간에 살짝 벌어진 곳이 뜀바위야~"
"저기를 뛴다고요???"
성훈이는 천등산 처음처럼, 대둔산 구름에 달가듯이 등 자기가 경험해본 뜀바위 얘기를 풀어놓는다.
성훈이가 인터넷으로 봤다는 볼더링 바위를 지나 좀 더 가다보면
돌로 쌓은 낮은 담이 나오고
능선을 넘어 지나가는 바람들이 중간 통로를 찾아
아래로 펼쳐진 억새를 한쪽에서 한쪽으로 머리를 쓰다듬듯이 흩어져 빠져나간다.
무명릿지 초입은 이 바람을 따라가면 된다.
억새를 지나 좁다른 산길을 따라 내려가다 첫 이정표가 나오면 왼쪽으로 몸을 돌려 길을 이으면 된다.
그리 좀 더 가다보면 무명바위로 보이는 큰 바위가 지척에 올 때 쯤 다시 이정표가 나온다.
예전에는 무명릿지라는 표시가 있었는데, 내가 찾지 못하는 건지 보이지가 않는다.
"저기로 가면되~"
등반
"1피치는 슬랩인데 음층 미끄럽다던데~"
성훈이는 자기의 시그니쳐 동작을 만들었다며 돼지족발 같은 손모양을 만들었다.
"출발~"
"아 맞다~ 시작 손사진 안 찍었다. 내려와~"
"됐어요~ 안 찍어도 되요~"
성훈이는 미끄럽다면서도 처음인 참기름 바위를 잘도 올라간다.
무명릿지에 대해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놓은 자료는 보지 못한 거 같다.
성훈이도 "인터넷에 찾아보니~" 로 시작하는 말을 하면서도, 자기가 찾아본 것과는 사뭇 다른가 보다.
"소나무길도 있고, 우회로도 있고 뭐 그런가 보더라"
2015년에 판근이 행님하고 처음왔을 때 기억을 더듬어보면, 소나무길도, 피아노 길도 있었다.
피치들이 짧다막하고, 중간중간 나이프릿지 형태로 그냥 가는 길도 있다.
나도 몇번 와 봤음에도 기억이 드문드문하다.
"벌써 끝이라고요? 이제 등반하는 느낌이구만~"
멀리서 보는 등반선에 비해, 붙에서 느끼는 등반은 조촐하다.
"여기 올라가면 뜀바위야"
여러번 와본 나는 그냥 뛴다.
처음인 성훈이는 주춤주춤하더니 결국 뛴다.
생각보다 멀지는 않지만, 어중간한 그 정도의 거리.
마지막 하강이다.
정상에는 하강 포인트가 2개 있다.
나는 오른쪽 하강 포인트에서만 해보았지만, 성훈이가 선택한 왼쪽 하강지점을 이용하기로 했다.
"지난 번 왔을 때 자일 한동 반자로는 바닥까지 안닿더라, 끝자 매듭해둬라~"
성훈이는 멋진 포즈로 내려가다, 중간 나무를 지나며
우당탕 빠지끈 소리를 내며 자빠진다.
"봐~ 사람들이 저쪽으로 가는 이유가 있다니깐~"
왼쪽으로 하강할 때는 잠깐 오버행이 있다.
소나무가 있는 테라스에서 굳이 더 하강할 필요 없이 걸어내려갈 수 있었다.
내려가서도 앞에 보이는 의상봉까지 낙엽길을 가야하기 때문에
오른쪽을 이용해 한번에 내려서는게 더 깔끔하다.
"오른쪽으로 내려오면 어쩌고저쩌고~"
경험하고 나서 확실하게 알게 되는 것들.
정리
별거 없던 등반은 왕복 이동시간보다 짧게 끝이 났다.
"이래서 사람들이 안 가는 구나, 무명릿지는 이제 끝~" 이라는 성훈의 얘기에
"다음에 후배가 가고 싶다면 데리고 와야지~" 로 화답한다.
거친 숨소리가 있는 찐한 등반도 있고
오늘처럼 별거 없는 산책같은 등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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