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계획
등반장소 : 황매산 전더미의 메아리
참여인원 : 정성훈, 서재홍
출발시간 : 07:00
출발장소 : 망경동 주차장
차량지원 : 서재홍
개인장비 : 등반장비, 행동식
공동장비 : 자일 1동 (서재홍)
프렌드 1Set (서재홍)
4회차는 가까운 황매산 전더미의 메아리로 가기로 했다.
짭짤한 슬랩, 서부경남권에서는 보기 힘든 꽤 긴거리의 크랙 등
둘다 1~2번 정도 가본 적은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해본 적이 없고
"갑자기 난이도를 너무 높이는 거 아닙니까~" 라는 성훈이의 말처럼
프로젝트 후반을 여는 적당한 등반지이다.
어프로치
성훈이의 공지대로 07:00 성훈이를 만나, '만암보건지소'를 찍고 출발은 한다.
진주에서 전더미의 메아리를 비롯한 전더미봉의 릿지들(목련길릿지, 그대가 이길을 묻는다면)의 들머리로 향하는 방법은 원지에서 신등으로 빠지는 방법과, 합천으로 가다 황매산 쪽으로 가는 방법이 있다.
송모는 합천으로 가는 길을 좋아하던데, 우리는 신등으로 간다.
아무도 없는 들머리에 차를 세우니, 우리가 첫 손님이다.
전더미의 메아리는 파란색 화살표를 따르면 된다.
예전에는 김천시산악구조대에서 세운 인정표가 있었던 것 같은데 1피치 아래까지 파란색 화살표 말고는 다른 흔적이 없다. 대신 최근에 개척된 그대가 이길을 묻는다면 이 추가된 이정표가 우리가 제대로 가고 있음을 알려준다.
목련길 안내를 따라 쭈욱 오르다보면 이렇게 목련길릿지 안내판과 줄이 설치된 곳이 있다.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전더미의 메아리로 간다.
성훈이는 여러번 와봐선지
"여기로 가면 목련길로 넘어가는 길이에요. 예전에 목련길 하러 왔다가 사람이 많아서 전더미로 넘어왔는데 이길로 왔어요"
경험을 늘어놓는다.
이렇게 오르다보면 위쪽으로 슬랩형 바위가 보인다.
물바우 슬랩인 1피치, 제대로 찾아왔다.
들머리에서 30분 정도 걸렸다.
개념을 밥 말아드신 분들의 흔적
나무 바로 옆에 불질을 했다.
이런 X같은 분들 때문에 좋은 암장들이 폐쇄되고 있다.
등반
출발 사진.
이번에는 잊어버리지않고 선물 받은 크랙장갑을 챙겨오려고 했는데, 한참을 찾아도 안 보인다.
몇년 전 선물받고 좋아서 회사에 가져가서 껴보고 했는데, 귀하게 어디 모셔놨나보다...
대신 전암클럽에서 선물받은 크랙장갑을 가지고 왔다. 이것도 2016년에 받은건데 처음낀다.
1피치
나도 슬랩에 자신이 없는데, 성훈이도 그런가 보다.
"아 슬랩 못하는데..." 자신없어 하며 출발을 한다.
첫퀵을 넘어서며 머뭇머뭇한다.
"할수 있다~ 가자가자!" 영혼 없는 응원이 이어지고
자신 없어 하는 성훈이의 다리도 중력과의 싸움을 이겨내며 그 무거운 몸뚱아리를 받쳐 위로 올려보낸다.
우리가 무언가를 잘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성훈이가 진클에 처음 왔을 때의 모습을 돌아오면, 대단히 발전한 모습이다.
2피치
1~4피치는 슬랩이다. 2피치는 턱을 퀵을 잡고 넘어간 뒤에 짭잘한 슬랩을 올라야 한다.
성훈이는 앓는 소리를 내면서도 그래도 꾸역꾸역 올라간다.
홀드를 알고, 무브를 풀어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꾸역꾸역 올라가는 것이 멀티피치 등반이다.
3피치
3피치는 슬랩 쫄보들에게도 쉬어가는 구간이다.
짧은 슬랩을 오른 후 크랙 등을 잡고 슬랩을 편하게 오르면 된다.
4피치까지 화살표를 따라 조금 걷는다.
시작점에 덧장 바위가 보이고, 큰 벽이 우리를 내려다본다.
4피치
슬랩으로 5미터 정도 오르다, 오른쪽 방향으로 트래버스를 해야 한다.
난이도가 높지는 않지만 펜둘럼의 위험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오르는 것이 좋다.
5피치로 가는 길
조금 걸어야 한다.
5피치 ~ 7피치
우리를 집어 삼킬 것 같은 큰 벽에 아래 당도한다.
와룡산 상사바위와는 또 다른 느낌의 큰 벽이다.
웅성웅성 소리가 들리고 4피치에 다른 팀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5피치는 덧장 바위를 타고 오르는 구간만 힘을 잘 써서 넘어가면 뒤쪽은 무난하다.
5피치를 오르면 꽤나 넓은 테라스다.
테라스에 오르니 바람이 세차다. 성훈이가 잠바를 꺼내 입는다.
6피치는 양쪽으로 갈수 있다. 우리는 왼쪽으로 오른다.
성훈이는 6피치를 어렵지 않게 오르고
"7피치까지 한번에 갈까요?"
자신감이 붙었는지 2피치를 묶어서 오른다.
7피치가 하이라이트다.
성훈이는 앓는 소리를 내지만 주춤거리면서도 꾸역꾸역 올라간다.
"이런 데를 어찌 올라가지?"
이해안간다는 듯 얘기하며, 이해안가게 잘 올라간다.
"힘 딸리면 캠을 조금씩 올리면서 가~"
그렇게 성훈이는 바위와 한참을 씨름하고, 나는 차가운 바람에 온몸이 얼어갈 때 쯤
"등반 완료~"
반가운 소리가 천사처럼 내려온다.
6피치는 무난히 오르고, 대망의 7피치
크랙에 손을 쑤시고 몸을 올리니 몸에 힘이 점점 떨어진다.
운.동.부.족
어려운 구간에는 여지없이 외친다~
"텐션~~"
7피치를 마치고 하강에 앞서 주린 배를 채운다.
붉게 물든 바위를 한입 크게 베어문다.
"오랜만에 등반한거 같네"
성훈이의 말처럼, 특히 7피치는 꽤나 용을 쓰게 한다.
여기서 부터는 둘다 잘 모른다.
하강 후 왼쪽 바위를 오르는 8피치는 뛰어넘고
9피치 성훈이가 얘기하는 '대슬랩'으로 이동한다.
9피치
9피치는 어정쩡한 슬랩을 오른 뒤에 나오는 턱을 힘을 써서 넘은 뒤 나오는
짭짤한 슬랩을 올라야 한다.
원래 계획은 10피치 인공구간은 생략하고, 12피치 까지 하려 했으나
9피치의 확보지점이 없어졌고, 10피치로 넘어가는 체인도 없어졌다.
9피치의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도 누가 없앴던데
그 바람에 등반을 이어가려는 욕구가 짜게 식는다.
성훈이와 여기서 등반을 끝내기로 하고
나무에 확보지점을 만들어 하강한다.
성훈이가 먼저 하강하고, 내가 뒤이어 하강을 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하강할 때는 꼭 끝자 매듭을 하였는데
"줄이 짧아요~ 클라이밍 다운하면 될 거 같은데~"
성훈이가 2번째 볼트에서 확보를 하고 기다리고 있다.
"이럴 때 한명은 안전하게 하강하는 방법을 알려줄께~ ㅋ"
성훈이가 있는 볼트에 한쪽 끝을 고정하고, 외자로 하강을 잇는다.
"잉? 나는?"
7피치로 하강을 했던 안부로 이동해, 하산을 한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팀이 6피치를 오르고 있다.
성훈이는 자신있는 목소리로
"여기 여기~" 를 외쳤지만, 몇번을 빠꾸를 하고 나서야
화살표를 따라서 우리가 처음 어프로치를 시작했던 곳으로 내려왔다.
하늘을 푸르렀지만 바람이 차가웠던 가을날
오랜만에 몸이 뻑쩍지껄한 등반을 했다.
정리
슬랩은 많이해야 는다.
운동을 안하면 힘이 아니라 용을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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