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더미의메아리

등반보다는 어프로치가 더 힘들다는 농담이 있지만, 나에게는 어프로치보다도 집을 나서는게 더 어렵다. 아내는 자기가 알아서 한다며 가라고 하지만, 나의 행복이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해야하기에 선뜻 마음을 내기가 힘들다. 우리 가족의 수가 하나씩 늘어나며 나는 자연스레 등반에서 멀어지게 되었고, 남의 등반기로 대리만족하는 웹 클라이머가 되었다. 산에서 멀어지다보니 산 아래의 일들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고 그게 가끔씩 가는 등반에까지 영향을 미쳐, 등반의 유쾌함은 추억 속 한장면이 되어가고 있었다. 클럽 카페에 올라온 농도짙은 등반후기를 보며 2015년 처음 바위를 오르던 때를 추억하던 중, 때마침 올라온 평일 야등 번개 공지 "밤에 등반하면 좀 낫겠다" 아내에게 가도되냐 물어보니 언제나 처럼 다녀오라고 한다. ..
如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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